극장에 들어가며 신분증을 보였다. 때로는 잔인한 장면도 나오기에 17세 이상의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이다.
연극이 끝나고 느꼈다. 연극도 인생도 '쉽지 않다.'고. 그럼에도 허탈하거나 찝찝한 마음은 아니었다.
프렉탈 이미지를 확대하면 그 속에 또 프렉탈 이미지가 있고, 또, 다시 무한하게 반복되는
그와 같은 결말이어서, 이 상황이 어쩌면 무한히 반복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두 주인공은 상황극과 같은 장면을 되풀이한다.
이렇게 불렸다가, 저렇게 불렸다가, 대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서로가 하는 말도 너무 달라서, 대체 누구의 말이 어디까지 맞는 것인지 헷갈린다.
2명의 배우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면서,
여러 가지 목소리를 통해 사건의 윤곽을 점점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마피아 게임에서 범인을 좁혀 나가는 것처럼,
관객의 의혹은 A에서 B로 넘어가게 되고,(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마지막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무대는 단조롭지만, 물이 떨어지는 소리, 높은 천장, 회색벽으로 지하실 느낌이 잘 연출되었고,
이후 벌어지는 참사에 대해서도, 푸른 이미지, 붉은 이미지 등 조명이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해 주었다.
특히 붉은 조명으로 벽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자신의 완전한 범죄를 완성하는 '그'의 모습이 무대 위의 모든 순간 중에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뇌리에 남아있다.
음향도 딱딱 잘 맞아서, 살을 지질 때 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헉' 하고 소리가 터져나왔다.
논리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어떤 장면은 바로 여기다ㅡ고통을 준 사람과 고통을 받은 사람이 같은 곳에 흉터가 있다는 장면.
이 상황을 보며, 이때 이 사람들이 결국 한 사람이었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분열된 자아라든지, 정신분열증이라든지 그런 종류로 스스로와 싸우고 있던 것인가?
(스포방지를 위해 생략)
그렇지만, 이 장면을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 보면
첫째, 상처를 주는 가해자도 결국은 피해자만큼, 혹은 그 이상 망가져 있는 사람이라는 것
멀쩡해 보이지만, 모든 문제의 시작이자 끝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인물.
둘째, 큰 눈으로 본다면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은 지극히 소아(小我)적인 발상이라는 것
예를 들어, 연애를 하다가 이별을 했을 때,
연애초보들은 내가 찼니, 상대가 찼니 연연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별'인 것처럼
돌고도는 인생사에서 겉으로 보았을 때는 누가 이익이고 누가 손해인 것으로 계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상처투성이인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가 한 두가지가 아님을 볼때, 이 상황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번드르르하게 보이는 사람 vs 모두가 천박하다고 욕하는 사람,
그러나 막상 그 내막을 알고 보면,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에 얼마나 속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 공연은 대학로에서 초연, 재연을 거쳐, 이번이 3연이고,
배우마다 색다른 맛이 있다고 같은 공연을 배우마다 달리 해서 보는 분도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일반 소극장보다 좌석 수가 훨씬 많은 편이었는데, 관객도 그득그득 차 있었다.
남녀의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젠더블라인드,
2인극이지만 그들이 연기하거나 언급하는 인물들을 통해 무대는 더욱 다채롭다.
아무 것도 모르고 이 상황에 던져진 관객이라면, 더욱 더 즐겁게 이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대략적인 인물과 줄거리를 생략한, 반쪽짜리 후기를 던져 본다.
언체인의 흥미진진한 전개를 직접 느껴보시길!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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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니까 믿으니까 인터파크 티켓
월 목 금 8:00 / 수 4:00, 8:00 / 토 3:00, 7:00 / 일요일 및 공휴일 2:00, 6:00 / 화요일 쉼 (단, 4/8(수) 8:00 1회 공연, 5/4(월) 공연 쉼, 5/5(화)2:00, 6:00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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